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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공부 1편 농경의 시작과 정착 사회

by 솔찬기자 2025. 8. 31.

농경의 시작과 정착 사회 (출처: 픽사베이)`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이어지는 전환의 조건

 

구석기 신석기 전환 조건을 먼저 짚는다. 떠돌이 생활에서 머무는 생활로 바뀐 까닭과 바탕을 천천히 살핀다. 자연의 기후 변화와 도구 토기 같은 작은 변화가 한데 모여 길을 열었다.

구석기는 돌을 떼어 만든 도구로 사냥과 채집을 하던 오랜 때다. 사람들은 강가와 숲을 따라 움직이며 먹을 것을 찾았다. 비와 눈이 많거나 날이 아주 추우면 먹을 것이 줄었고, 머물던 자리를 떠나야 했다. 불은 몸을 덥히고 음식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긴 겨울과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 앞에서는 늘 조심해야 했다. 떠돌이 삶에는 가볍고 튼튼한 도구가 우선이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다. 큰 얼음이 물러나고 따뜻하고 습한 날이 길어지자 숲이 자라고 들풀이 무성해졌다. 강과 호수에는 물고기가 늘었고, 하구와 바닷가에는 조개가 많아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한곳에 오래 머물며 먹을거리를 모으기가 쉬워졌다. 이동보다 머무는 선택이 점점 이득이 되었다.

사람들의 손도 점점 새 일을 익혔다. 돌날을 갈아 매끈하게 만드는 방법이 퍼지면서 도끼와 낫 같은 도구가 더 단단해졌다. 나무를 베고 흙을 고르는 일이 쉬워졌고, 뼈와 뿔로 만든 끝 뾰족한 도구는 땅을 파는 데 쓰였다. 흙그릇을 빚어 불에 구워 낸 토기는 물과 씨앗과 음식을 담기에 알맞았다. 남은 음식을 말려 두거나 끓여 먹을 수 있었고, 씨앗을 모아 다음 철까지 보관할 수도 있었다.

이런 조건 위에서 작은 실험이 자주 시도되었다. 우연히 떨어진 씨앗이 다음 해에 싹을 틔우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씨앗을 더 모아 같은 자리에 뿌려 보았다. 강가의 모래톱처럼 흙이 부드러운 곳은 시험에 좋았다. 작고 조심스러운 시도는 실패도 있었지만, 성공이 쌓일수록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전환은 어느 날 생긴 일이 아니라, 자연과 기술과 마음의 준비가 오래 겹친 결과였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계절을 헤아리는 눈도 자랐다. 새싹이 돋는 때와 비가 몰아치는 때를 기억하고, 달이 차고 기우는 흐름을 살폈다. 이런 기억은 다음 해의 일을 미리 준비하게 했고, 씨앗을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 장마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힘이 되었다. 전환의 조건은 이렇게 생활의 시간표까지 바꾸어 놓았다.

 

 

신석기 정착과 도구와 토기의 변화

 

신석기 정착 도구 토기 변화를 이어서 본다. 집을 짓고 오래 살기 위해 어떤 연장은 필요했고, 그릇은 왜 꼭 있어야 했는지 차근히 풀어 본다. 마을과 일상이 자리 잡는 과정을 눈높이에 맞춰 살핀다.

오래 머무를 자리가 생기면 먼저 집이 필요하다. 땅을 둥글게 파고 기둥을 세운 반지하 집은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했다. 가운데에는 불자리를 두어 밥을 짓고 몸을 덥혔다. 집이 생기니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었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 지낼 안전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집 둘레에는 빗물을 흘려보낼 도랑을 파고, 저장고와 마당을 만들었다.

정착은 연장 상자도 바꾸었다. 굵은 나무를 베려면 단단한 돌도끼가 있어야 하고, 풀을 베고 곡식을 거두려면 낫처럼 쓰는 날붙이가 필요했다. 땅을 고르는 데에는 끝이 뾰족한 뼈 도구가 쓰였다. 돌을 갈아 만든 연장은 무겁지만 쉽게 부서지지 않아 여러 번 쓸 수 있었다. 연장이 좋아지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남는 시간으로 아이를 돌보거나 그릇을 만들거나 그물을 손볼 수 있었다.

가장 큰 차이는 토기였다. 흙을 빚어 구운 그릇은 물과 곡식을 담고 끓이는 데 알맞았다. 끓이면 딱딱한 낟알도 부드러워져 먹기 쉬웠고, 불을 거치며 건강에도 도움이 되었다. 말려서 저장하는 일도 쉬워졌다. 저장이 가능해지면 흉년에 대비하는 힘이 생긴다. 그릇은 배고픔을 줄이고 마음을 든든하게 하는 도구였다. 토기의 무늬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생활에서 중요한 점은 튼튼함과 쓰임새였다.

정착이 이어지면 이웃이 생기고 마을이 탄다. 함께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추수를 하려면 손이 많이 든다. 여러 집이 모여 일을 나누고 서로 돕는 약속을 만든다. 물을 길어 쓰는 순서, 불을 피우는 자리, 공용 저장고를 지키는 책임 같은 규칙이 생겼다. 약속은 다툼을 줄이고 모두의 힘을 모으게 했다. 이렇게 생긴 질서는 더 큰 공동체 규칙으로 자라날 밑바탕이 되었다.

살림도 더 단단해졌다. 그물을 엮어 물고기를 잡고, 바구니를 짜서 열매를 옮겼다. 흙을 파서 만든 저장 구덩이는 바람이 적고 온도가 일정해 곡식을 오래 두기에 좋았다. 아이들은 어른 곁에서 이런 일을 하나씩 배웠고, 배운 솜씨는 다시 다음 아이에게 전해졌다. 정착은 기술과 기억을 잇는 길을 넓혀 주었다.

 

 

농경이 만든 사회 조직과 생활의 변화

 

농경 사회 조직 생활 변화를 마지막으로 살핀다.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이 사람들의 관계와 하루의 질서를 바꾸었다. 마을이 커지며 새로운 역할이 태어나는 과정도 함께 본다.

농경이 자리 잡으면 일의 흐름이 달라진다. 넓은 밭은 혼자서 가꾸기 어렵기에 가족과 이웃이 힘을 모은다. 사람들은 밭을 나누는 방법과 물을 대는 순서 같은 약속을 세운다. 약속을 어기면 모두가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기에, 말을 잘 듣고 차례를 지키는 일이 중요해졌다. 작은 약속들이 모여 마을의 질서가 되었다.

새로운 역할도 늘어났다. 씨앗을 고르는 사람, 밭을 일구는 사람, 도구를 손보는 사람, 그릇을 만드는 사람, 저장고를 지키는 사람처럼 일이 나뉘었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교환이 일어났다. 바닷가 마을은 소금과 마른 생선을, 내륙 마을은 곡식과 도구를 내놓고 바꾸었다. 교환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였고, 소식과 기술도 함께 오갔다.

공간의 모습도 달라졌다. 곡식을 말리려면 햇볕이 잘 드는 마당이 필요했고, 바람과 짐승을 막는 울타리도 세웠다. 길이 생기고 공동 일터가 생겼다. 아이들은 마당에서 뛰놀고, 어른들은 빈터에 모여 일을 의논했다. 이렇게 나뉜 공간은 생활을 편하게 하고 다툼을 줄였다. 불을 다루는 법, 물을 나눠 쓰는 법 같은 생활 지혜가 쌓이며 다음 세대로 전해졌다.

농경은 마음의 풍경도 바꾸었다. 심고 가꾸고 거두는 달력을 따라 살다 보니 하늘과 땅을 살피는 눈이 더 예리해졌다. 비의 때를 기다리고 바람의 방향을 읽는 일은 별과 달을 보게 만들었다. 별자리를 기억하고 계절을 헤아리는 일은 기록과 계산의 기술로 이어졌다. 이런 힘은 훗날 더 큰 공동체를 세우는 바탕이 되었다.

먹을 것이 늘면 사람 수도 늘고, 마을은 자연스레 커졌다. 사람이 많아지면 서로를 지키려는 힘도 커진다. 울타리를 치고 근처 높은 곳에 망보는 자리를 두었다. 이웃 마을과 다투지 않으려면 경계를 정하고 지켜야 했다. 때로는 말다툼을 풀 사람도 필요했다. 이런 역할은 점차 무게를 얻어 더 큰 권한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작은 질서가 커져 큰 질서로 나아가는 길의 시작이었다.

 

참고자료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문화재청 유적 안내 자료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 역사 단원

한국 고고학회지 논문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