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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공부 3탄 삼국의 성립과 경쟁 전략

by 솔찬기자 2025. 9. 1.

 

삼국의 성립과 경쟁전략 (고구려 무덤벽화 모사도,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고구려·백제·신라의 성장 경로

 

고구려, 백제, 신라, 성장이라는 네 낱말을 마음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 본다. 세 집단은 같은 뿌리를 나누면서도 자리 잡은 땅과 이웃의 모습이 달라, 크고 넓어지는 길도 서로 달랐다.

먼저 북쪽의 강과 산에 기대 선 고구려는 거친 지형을 친구로 삼았다. 산줄기를 따라 성을 잇고, 말과 활을 잘 다루는 병력을 키웠다. 강은 물길이자 울타리였다. 넓은 숲은 짐승과 나무를 주었고, 추운 겨울은 단단한 생활 습관을 만들었다. 이들은 국경을 지키며 말 타는 솜씨와 성을 고치는 기술로 주변의 작은 집단을 모아 세력을 키웠다. 높은 곳에 고대를 쌓고, 위기 때 모일 큰 성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만들었다.

강과 바다를 마주한 백제는 물길을 타고 자랐다. 큰 강이 바다로 나가는 길목은 사람과 물건이 모이는 자리였다. 배를 띄워 교류를 넓히고, 바닷길을 통해 기술과 물건을 빠르게 들여왔다. 넓은 들판은 곡식이 잘 자랐고, 강 하류의 마을들은 서로 엮여 힘을 모았다. 백제는 주변 집단을 설득하고 때로는 싸워서 묶어, 물길과 바닷길을 잇는 중심이 되려 했다. 단단한 수공업과 공예 솜씨는 바깥과의 교류에서 힘이 되었다.

동남의 구릉과 분지에 자리 잡은 신라는 내부 정비에 강했다. 골짜기마다 있는 작은 마을을 천천히 묶고, 혼인과 맹세 같은 방법으로 끈을 이어 갔다. 들판은 넓지 않았지만, 물길을 가꾸고 공동 일을 꾸준히 하면서 먹을거리를 확보했다. 이웃과의 다툼에서는 땅을 지키는 성과 함께 사람을 모으는 규칙을 세우는 데 힘을 쏟았다. 젊은이들의 모임을 통해 예절과 협동을 익혀, 전쟁과 평시의 역할을 나누는 바탕을 만들었다.

세 나라의 성장 경로는 땅의 성질, 물길의 방향, 이웃과의 만남 방식에 따라 달랐다. 고구려는 산과 강을 타고, 백제는 강과 바다를 타고, 신라는 마을을 촘촘히 묶으며 커졌다. 서로 다른 길이었지만, 모두가 저장과 교류, 방어와 약속을 가꾸는 일에서 힘을 얻었다.

 

 

율령·군사·외교 체계 비교

 

큰 규칙, 군사, 바깥과의 약속이라는 세 줄기를 놓고 세 나라를 견주어 본다. 낯선 말인 율령은 나라가 다 같이 지킬 큰 규칙과 벌을 뜻하는 말로, 사람·땅·일을 질서 있게 다루려는 약속이다.

고구려는 산성과 보루 같은 방어 시설을 촘촘히 두고, 말과 활을 잘 쓰는 군대를 바탕으로 움직였다. 고대의 큰 규칙도 일찍 마련해 사람을 맡길 자리를 나누고, 전쟁과 공사를 치를 때 모일 인원을 정했다. 국경을 맞댄 북쪽 세력과는 때로 싸우고 때로 숨을 고르며 균형을 잡았다. 멀리 있는 집단을 길들이기 위해 성을 새로 쌓고 사람을 옮겨 사게 하는 등, 공간을 재배치하는 방법을 썼다.

백제는 물길과 바닷길을 활용한 외교에 밝았다. 바다를 넘어 이웃과 기술과 물건을 바꾸며 신뢰를 쌓았다. 규칙은 수공업과 농업을 고르게 돌리도록 사람과 땅을 나누는 데 초점이 있었다. 군사는 성과 수군을 함께 키우며 강 하류와 해안의 요충을 지켰다. 중요한 길목마다 창고와 배를 묶는 부두를 두어, 평시에도 움직임이 끊기지 않게 했다. 바깥과의 약속은 선물과 혼인, 사절단의 왕래 같은 방법으로 굳혔다.

신라는 내부 결속을 다지는 규칙을 세심히 다듬었다. 신분과 임무를 정해 역할을 나누고, 모범을 보이는 젊은이 모임을 통해 예와 용기를 함께 가르쳤다. 군사는 산과 들을 잘 아는 보병을 중심으로 조직하고, 필요할 때는 이웃과 손을 잡아 빈틈을 메웠다. 바깥과의 약속은 현실적인 선택을 따랐다. 힘이 센 이웃과는 때로 동맹을 맺고, 다른 쪽과는 담을 낮추어 균형을 맞췄다. 약속을 지켜 얻은 신뢰는 나중에 더 큰 연합을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고구려는 빠른 기동과 산성망, 백제는 물길 외교와 수군, 신라는 내부 결속과 유연한 동맹이 강점이었다. 규칙·군사·외교는 따로가 아니라 함께 움직였고, 각 나라의 땅과 생활에 맞는 모습으로 자랐다.

 

 

생활문화와 지역 정체성

 

살림살이, 믿음, 말과 노래 같은 생활의 빛깔을 따라가면 세 나라의 지역 정체성이 눈에 들어온다. 정체성은 내가 속한 곳에 대한 마음과 자랑을 뜻하며, 땅과 일상에서 저절로 자란다.

고구려의 생활은 산과 강의 리듬을 닮았다. 집은 바람을 피하고 눈을 견디는 구조가 많았고, 겨울을 지내기 위한 저장과 가죽·털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다. 벽에 그림을 그려 생활과 믿음을 남겼는데, 사냥과 잔치, 별과 신을 함께 그려 넣었다. 거친 자연을 이겨 내는 힘과 넓은 시야를 소중히 여겼다.

백제의 빛깔은 물길이 만든 부드러움과 손끝의 정교함에서 드러난다. 그릇과 장식, 집의 단장에 세심함이 묻어난다. 강과 바다를 통해 들어온 새 기술과 모양을 자기식으로 바꾸는 솜씨가 좋았다. 절과 탑 같은 건물에서도 균형과 단정함이 느껴진다. 바깥과 만나도 스스로의 품격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생활 속에 스며 있었다.

신라의 살림은 골짜기 마을을 촘촘히 잇는 공동 일이 중심이었다. 논과 밭을 돌보는 일정, 마을 길과 둑을 손보는 공사가 계절마다 이어졌다. 예를 중히 여기고 약속을 잘 지키는 습관이 퍼졌으며, 젊은이들의 모임은 노래와 훈련을 함께 하며 서로를 북돋았다. 생활 속 단단함과 서로 챙기는 정이 힘의 뿌리가 되었다.

세 나라 모두 새로운 믿음을 받아들이며 마음의 폭을 넓혔다. 절은 마을의 배움터이자 쉼터 구실을 했고, 글과 기술을 전하는 통로가 되었다. 옷차림과 음식, 집과 길, 노래와 놀이에 지역의 색이 배어, 서로 다른 듯 닮은 모습으로 자랐다. 이 빛깔은 전쟁과 평화의 때를 모두 지나 오늘까지 이어지는 바탕이 되었다.

 

 

참고자료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문화재청 유적 안내 자료(삼국 성곽·고분 관련)

초등 사회과 교육과정 역사 단원

한국 고고학회지 논문 초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