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0

한국사 공부 20탄 임진왜란 속 영웅들 이순신 말고 또 누가 있었을까? 의병의 등장과 지역 방어: 곽재우·조헌과 영규·정문부의병, 곽재우, 조헌, 정문부라는 네 낱말로 시작해 본다. 전쟁이 들이닥치면 나라의 군대만 싸우지 않는다. 고을마다 농사짓던 사람, 장터의 상인, 산사의 승려가 스스로 모여 길목을 지키고 성을 세운다. 임진왜란의 첫해부터 이런 움직임이 빠르게 퍼졌다. 힘의 바탕은 거창한 무기가 아니라 땅을 잘 아는 눈과 서로를 믿는 마음이었다.곽재우는 낙동강을 끼고 선 고을에서 먼저 일어섰다. 붉은 옷을 입고 싸웠다는 이야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붉은 장수라 불렀다. 작은 군대로 큰 길을 막고 물가의 여울목을 지키며 적의 발을 묶었다. 밤에는 불을 여러 곳에 피워 병력이 많은 듯 보이게 하고, 낮에는 좁은 길로 유인해 한꺼번에 몰아쳤다. 이처럼 지형을 아는 지혜와 빠른.. 2025. 9. 7.
한국사 공부 19 고려시대 무신정변 왜 무신들이 화가 났을까? 문벌 귀족과 무신의 갈등 배경문벌, 차별, 군인, 불만이라는 네 낱말로 시작해 본다. 고려 중기는 집안으로 이어지는 세력, 곧 문벌 귀족이 권력을 나눠 가지며 나라를 이끌었다. 글과 예를 앞세운 관료 체계가 굳어지자 전쟁과 치안을 맡은 무신은 같은 벼슬을 달고도 자리와 대우에서 한 걸음 뒤로 밀렸다. 궁궐 의식과 연회, 인사와 상벌에서 작은 차별이 쌓이면 마음의 상처가 된다. 전쟁과 사냥, 호위와 경계 같은 힘든 일을 도맡던 무신들은 “일은 우리가 하는데 공은 남이 가져간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나라 살림도 편치 않았다. 지방에서는 토지가 점점 몇몇 손에 모였고, 백성은 세금과 부역에 눌렸다. 전쟁과 가뭄이 겹치면 곡식은 모자라고, 관청의 방비도 느슨해진다. 이런 때에는 군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지만,.. 2025. 9. 7.
한국사 공부 18탄 대한제국 선포와 고종의 커피 사랑 대한제국 선포의 배경과 환구단 즉위, 경운궁의 변화대한제국, 선포, 환구단, 광무라는 네 낱말을 붙잡고 시작한다. 조선 말기는 안팎으로 흔들렸다. 바깥에서는 강한 나라들이 군함과 자본을 앞세워 문을 두드렸고, 안에서는 제도와 재정이 오래된 틀에 갇혀 있었다. 왕실의 큰 슬픔과 혼란이 이어진 뒤, 왕은 한때 외국 공사관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다시 궁으로 돌아온 뒤엔 예전과 다른 신호가 필요했다. “스스로 선다”는 뜻을 알리는 신호 말이다.그 신호가 바로 대한제국 선포였다. 조선이라는 이름을 넘어,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로 격을 올린 것이다. 이는 단지 이름을 바꾼 일이 아니라, 새 시대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겠다는 선언이었다.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의식을 치른 곳이 환구단이다. 둥근 제단에서 하늘에 예.. 2025. 9. 6.
한국사 공부 17탄 조선의 세종대왕이 만든 것들 훈민정음 말고도 세종 시대의 문제의식과 실용의 방향세종, 과학, 백성, 실용이라는 네 낱말로 시작해 본다. 나라가 오래가려면 글과 예만 다듬어서는 모자라다. 밭에 물을 대는 법, 하늘을 읽어 때를 맞추는 법, 몸이 아플 때 쓰는 약을 모으는 법이 함께 있어야 한다. 세종 때의 새물건과 새제도는 이런 생각에서 나왔다.세종은 궁궐 안의 학문만 키우지 않았다. 집현전을 두어 글을 연구하게 했지만, 글은 바깥살이와 이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논밭과 하늘, 시각과 음악, 약과 말소리까지 삶에 바로 닿는 일부터 손봤다. 기술자는 신분이 낮아도 발탁했고, 장영실 같은 인물이 궁궐의 중한 일을 맡았다. 현장에서 답을 찾자고 했고, 만들면 꼭 써 보며 고쳤다.이때의 공통된 빛깔은 “백성에게 바로 쓰이는가”였다. 관청의 시계가 스스.. 2025. 9. 6.
한국사 공부 16탄 백제의 멸망과 의자왕 이야기 의자왕 즉위 배경과 백제 말기 권력 구조의자왕, 즉위, 권력, 말기라는 네 가지 말로 시작해 본다. 한 나라가 기울 때는 왕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랜 전쟁, 땅의 줄어듦, 사람 마음의 흩어짐이 함께 움직인다. 백제 말기의 흐름도 그 안에서 본다.의자왕은 무왕의 아들로 알려져 있고, 왕위에 오른 뒤 먼저 질서를 세우려 했다. 궁궐과 관청의 기강을 다잡고 지방의 힘센 집단을 누그러뜨리는 데 힘을 썼다. 왕이 바뀌면 새 질서에 반발이 생기기 마련이라, 왕권을 단단히 하려는 조치가 앞섰다. 기록에는 왕이 처음엔 검약했고 억울한 죄가 생기지 않게 살폈다는 말도 남아 있다. 하지만 나라 바깥의 압박이 거셌고, 오래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그 무렵 신라는 영토를 북쪽과 동쪽으로 넓히며 기세가.. 2025. 9. 6.
한국사 공부 15탄 해방 이후 전쟁·산업화·민주화·디지털 분단과 전쟁의 구조 분단 전쟁 구조라는 낱말을 먼저 떠올린다. 한반도는 해방의 기쁨과 함께 새로운 경계가 그어지고, 서로 다른 제도와 질서가 자리 잡았다. 말과 글, 화폐와 법, 군사와 행정이 각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경계는 선 하나가 아니라, 가족과 시장, 학교와 길을 가르는 넓은 띠였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 사이에 다른 시간표가 만들어졌고, 작은 오해와 큰 두려움이 뒤섞였다.큰 전쟁은 이 틈에서 불이 붙듯 일어났다. 많은 마을이 하루아침에 전선이 되었고, 사람들은 살림을 넣을 자루 하나만 들고 남쪽과 북쪽으로 흩어졌다. 군사와 무기의 힘뿐 아니라, 창고와 길, 나루와 철길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전개의 빠르기를 가르렀다. 성과 고개, 강과 다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은 계절을.. 2025.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