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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공부 8탄 몽골 간섭기와 개혁의 모색 원 간섭과 국제 체제 원 간섭, 국제, 체제, 국경이라는 낱말을 먼저 붙잡는다. 강한 이웃이 생기면 작은 나라는 살 길을 찾기 위해 몸을 낮추거나, 시간을 벌며 힘을 모은다. 고려는 바닷길과 산길, 강을 따라 성을 잇고 버티는 동안, 바깥과의 약속을 조심히 고쳤다. 약속을 어기면 큰 벌을 받지만, 약속을 잘 지키면 작은 숨을 쉴 틈을 얻었다. 이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그 시대의 살림이었다.간섭은 여러 얼굴을 했다. 바깥의 관리가 와서 문서를 살피고, 인질로 보낸 사람이 돌아오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말과 군사를 빌려 달라는 요구가 잦았고, 특산물과 세금을 더 내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이런 요청을 모두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조정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백성의 살림을 무너지게 하는 요구는 시간을.. 2025. 9. 3.
한국사 공부 7탄 무신정변과 지방 사회의 재편 정변의 원인과 권력의 이동 정변과 원인, 권력, 이동이라는 낱말을 마음에 두고 흐름을 살핀다. 나라 일이 겉보기에는 조용했지만 속에서는 불균형이 자라났다. 글과 예법을 앞세운 집단이 윗자리를 오래 지키는 동안, 군사를 맡아 땀을 흘리는 집단은 대우가 뒤로 밀렸다. 큰 연회와 의식 자리에서 벌어진 모욕과 차별은 마음의 금을 더 깊게 했다. 전쟁과 공사에서 앞장선 이들이 상을 받지 못하고, 말석에만 앉는 날이 이어지자, 불만은 쉬지 않고 쌓여 갔다.나라살림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곡식과 베, 말과 쇠붙이 같은 자원이 수도로 몰리고, 지방의 작은 목소리는 잘 닿지 못했다. 길과 둑을 손보는 일은 미루어졌고, 세금과 부역의 무게는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런 틈을 타서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는 일도 늘어났다. 군사와 .. 2025. 9. 2.
한국사 공부 6탄 고려 건국과 귀족국가의 운영 태조의 후삼국 통합 전략 태조, 통합, 후삼국, 전략이라는 낱말을 먼저 떠올린다. 큰 집단이 셋으로 갈라져 서로 다투던 때, 한쪽은 바닷길 장사와 물길 장악으로 힘을 모으고, 다른 한쪽은 들판과 산성을 지키며 버텼다. 태조는 성을 치는 힘보다 마음을 끌어오는 힘을 더 믿었다. 억지로만 누르지 않고, 항복한 이의 목숨을 살리고 집과 땅을 돌려주며 손을 내밀었다. 이 소식이 퍼지자, 싸움터에서 진 편도 두려움 대신 기대를 품었다.태조는 길을 먼저 보았다. 큰 강이 바다와 만나는 하구, 산맥을 넘는 낮은 고개, 배가 쉬는 나루를 하나씩 붙잡았다. 길목을 쥐면 군사와 곡식이 막히지 않는다. 길이 살아 있으면 먼 곳의 소식도 빠르게 오간다. 그래서 성을 쌓고 창고를 채우는 일과 함께, 장사꾼과 농부가 안심하고 드.. 2025. 9. 2.
한국사 공부 5탄 발해와 해양·북방 네트워크 건국 배경과 영토 확장 건국, 북방, 영토, 확장이라는 낱말을 먼저 떠올린다. 큰 산맥과 넓은 강이 만나는 북쪽 땅에서 새 나라가 싹텄다. 옛 고구려가 쓰러진 뒤엔 그 자리를 잇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말이 거친 초원을 달리던 무리와 숲과 강에 익숙한 무리가 힘을 합쳤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었지만, 함께 있어야 지켜 낼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 이들은 오래 다니던 길과 산줄기를 따라 작은 성과 마을을 묶어, 흩어진 무리의 마음을 모았다.새 나라의 첫 걸음은 자리를 잡는 일이었다. 깊은 숲과 강 굽이, 바닷바람이 닿는 평야 가운데 발판을 고르고, 주변의 마을과 고개를 차례로 살피며 이웃과의 경계를 정했다. 북쪽의 시원한 바람은 가축을 키우기에 좋았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곡식이 잘 되는 토지가 이.. 2025. 9. 2.
한국사 공부 4탄 신라의 통일과 동아시아 질서 통일 과정과 국제 관계 통일, 과정, 국제, 관계라는 네 낱말을 마음에 두고 길을 따라가 본다. 여러 세력이 맞서던 남과 북의 판에서 신라는 때로 손잡고 때로 맞서며 기회를 만들었다. 힘이 약할 때는 강한 이웃의 도움을 빌려 숨을 고르고, 힘이 모이면 스스로 움직여 빈틈을 찼다. 바닷길과 육지길을 잇는 고개, 강 하구 같은 자리에서 작은 승리를 쌓았고, 성을 잇고 창고를 채우며 길고 지루한 싸움을 견디는 힘을 길렀다.먼저 남쪽에서는 오랜 경쟁 끝에 백제가 무너졌다. 큰 전투 몇 번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강을 건너는 법, 성을 포위하는 법, 길을 끊고 보급을 끊지 않는 법 같은 꾸준한 실천이 쌓여 결과를 만들었다. 무너진 뒤에는 남은 세력을 다독여 새 질서에 편입시키는 일이 더 어려웠다. 땅.. 2025. 9. 1.
한국사 공부 3탄 삼국의 성립과 경쟁 전략 고구려·백제·신라의 성장 경로 고구려, 백제, 신라, 성장이라는 네 낱말을 마음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 본다. 세 집단은 같은 뿌리를 나누면서도 자리 잡은 땅과 이웃의 모습이 달라, 크고 넓어지는 길도 서로 달랐다.먼저 북쪽의 강과 산에 기대 선 고구려는 거친 지형을 친구로 삼았다. 산줄기를 따라 성을 잇고, 말과 활을 잘 다루는 병력을 키웠다. 강은 물길이자 울타리였다. 넓은 숲은 짐승과 나무를 주었고, 추운 겨울은 단단한 생활 습관을 만들었다. 이들은 국경을 지키며 말 타는 솜씨와 성을 고치는 기술로 주변의 작은 집단을 모아 세력을 키웠다. 높은 곳에 고대를 쌓고, 위기 때 모일 큰 성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만들었다.강과 바다를 마주한 백제는 물길을 타고 자랐다. 큰 강이 바다로 나가는 길목은 사람과 물.. 2025. 9. 1.